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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禪涅槃(선열반) (zenilvana)

잘 들어주면 친구가 많아진다
05/08/2019 09:05 댓글(0)   |  추천(3)

느닷없이 뻔질나게 전화를 해온다. 받아보면 내 고교동창이다. 그와는 평소에 맘터놓고 지낼 그런 형편이 아니었다. 그의 집과의 거리는 5-60마일 떨어져 있고, 그리고 하는 일마저 다르며 공동의 관심사도 달랐다. 나는 미국의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만 그는 연대 卒, Columbia에서 경영학 석사를 했던 것으로 안다. 한가지 공통점이랄까 하는 것은 반세기 전에 같은 교문을 드나들었다는 거...아마도 같은 반을 했으며 나와 같이 뒷자석에 앉았었던 것이 전부다.


나는 나의 세계에, 그는 자기 영역에서 살다가 몇년에 한번이랄지...동창들의 자리에서 몇마디를 나누는 정도에 불과했다. 헌데...가끔 전화를 해오면 자기 집에 자주 놀러 오란다. 하긴 두어번 그의 집에 모여서 회식한 적이 있었고, 한국사람이라면 흔히들 하는 노래판을 벌렸다. 노래판이라야 가라오케를 틀어놓고 유행가를 부르는 것이 전부이지 마는 그마저 나서는 녀석들이 없어서 나를 먼저 불러낸다. 나는 벨칸토 창법으로 가곡을 불렀지만... That was all I could do, whether they liked or not.


그런 관계라면 동창이며 동시에 친구라 말할 수 있다. 실은 별 다른 우정이란 것이 따로 생길 수도 없지 않은가? 하여간에 그로서는 가깝게 느껴졌다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일단 전화가 연결되면 자기 자랑이 시작됐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다. 나라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속사포를 쏘는데 비집고 들어가서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그래서 들어주며 맞장구랄지..., 박자를 맞여주며 끝까지 들어준다.


이 녀석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에 L.A.에 사는 동창에게 뭐 물을 일이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임마 역시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 거라. 그 도중에 가까스로 내 용무를 말했더니... 얼씨구 방향을 틀어서 장황한 아는 척을 하더군. You ask me, I can tell you everything. 꽤 시간이 지나서 자기도 나한테 물어볼 일이 있었다고. 뭔고 하니...'마리후아나' 주식을 사려는데 내 생각은 어떠냐? 또 다시 아는 척을 하더만. "나는 그런 투기에는 손을 않댄다'는 정도로... 그래 잘 알면 내게 물어볼 이유가 없다.


이미 언급한 적이 있다만, 아침에 하는 일이 글쓰는 것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그것을 20여명의 동창들에게 별도로 오래도록 보내주었다. 헌데 쓰다 달다가 없어서 집어친지 꽤 된다 마는... 그 명단에는 앞에 말한 친구는 들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쪽 동네에 사는 대학친구가 그의 '친구의 친구'한테는 펌해주었던 모양이다. 어느날 否知(부지)의 사람이 느닷없이 자기 펌세계의 낡은 글, 소위 '좋을 글'이란 것을 보내주는 거라. 인터넽에 마구 돌아다니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물을 수 밖에...여차여차 해서 교회를 통하여 권이란 대학친구의 글을 받아 본다고. 서울대학을 다녔고, 그 동네의 1년 선배들이 후배로 취급하는 것이 불만이란 이야기까지 덛붙였다. 나 하고도 同門(동문)이다 보니 무작정 구애않고 이메일을 보내게 됐다는 거다. 그러나 초장부터 그런 신상발언으로 자기 소개를 해야 했다. 궂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고로 내 명단에 끼어주었고 마는.


재작년인가...내 손녀딸의 'Bat Mitzvah 행사로 New York을 방문했을 적에 그 지역의 知己知友(지기지우)를 만나볼 기회가 생겼다. 그 자리에는 앞에 언급한 '자랑 좋아하는' 고교동창도 같이 했으나 헤어질 때까지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곁에 가서 그의 동정을 물어볼 이유도 없지 않은가? 이미 전화로나 집의 초청으로 잘 아는 처지다 보니 새삼 친근감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임마가 그래 잘낫다고 떠들어 왔다면 당연히 나를 먼저 반겨야 한다. 


서부 Calif.에서 동부 New York까지 갔던 기회였으면 face to face로 또다시 자랑할 건덕지가 충분했지 않았겠나? 그런데 얼굴 한번 내게 돌리지 않더군. 왜 그래야 했을까? 뭔가가 그의 자존심을 傷(상)하게 했던 것이다. 내심 괫심해서 머리를 돌리고 또 돌리다가, 내 이메일이 그에게도 전달됐던 것이 아닌가 했다. 내 글들을 통하여 알고 보니 자기의 지레 짐작이 '삔또', pint가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창피해졌다 할까, 뭐~그런 부끄러움이 아니었을까? 나에 대하여 물어본 적이 없었으니 하는 말이다.


'How to make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이란 책이 있다. Dale Carnegie란 분이 1936년에 발간한 책으로 내 젊은 시절의 이정표로 삼았던 한 지침서에 해당한다.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is a self-help book written by Dale Carnegie, published in 1936. Over 15 million copies have been sold worldwide, making it one of the best-selling books of all time. In 2011, it was number 19 on Time Magazine's list of the 100 most influential books. -Google에서


이 책에 의하면 친구를 만들려면 그들의 말을 잘 들어주라고...내가 한 짓이라고는 그 자랑꾼의 말을 들어준 것 밖에는 별다른 잘못이 없었다. 실제로 그럴 기회도 없었고... 그런데 임마가 나를 기피했어야 했던 이유가 뭔가 하는 거지.  시기와 질투가 그의 속을 뒤집어 놨던 것이다. 내가 계속 들어주니 자기보나 내가 경제력이나 미국유학이나 및 출신성분에서 어딘가 모자란다고 여겼던 모양이었다. 그는 해방통에 서울 최고 갑부 첩의 딸을 부인으로 모시고 산다. 덜떨어진 인간......


禪涅槃

5/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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