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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 (qtip54)

마술에 걸린 언어
02/21/2019 16:02 댓글(17)   |  추천(19)



아득한
 고층 아파트 
태양이 가슴을 쥐어 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치욕에 관한  세상은 멸망한  오래다
가끔 슬픔 없이 십오  정도가 지난다
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
거기서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지붕을 얹 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안다 이렇게  것은
이렇게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
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뒤를 따른다
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 먹고 있다
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하다
나는  가운데 우두커니  있다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속  동산
이제  슬픔 없이 십오  정도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으나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다.

(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심보선(沈甫宣, 1970년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사회학자이다.

1970년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문예술잡지 《F》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위키백과-


'아득한 고층 아파트 
태양이 가슴을 쥐어 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

위의 대목을 스치다
나도 어찌 할바를 모른체
한참 동안 잠겨있던 상상의 창을 열어 제끼고
 여기로 들고 왔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결국
언어들이 시인의 덫에 걸리니
 나도 그의 마술에 걸려 들고 말았다. 

한국문단에 
이와같은 언어마술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데
십오 초가 걸렸다. 

글,사진(펌)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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