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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비가 그립다
08/22/2013 14:08 댓글(2)   |  추천(46)

 Seven Deffodils

LA 한국합창단 제2회 정기연주회 2부, Sing Along 시간에

피터홍 기타, 노래 리드 



산성비가 그립다

 

 

                                                                                                                Aug. 23. 2013  새벽

                                                                                                                피터 홍

 

 

중학교 3학년 때

나는 주일 저녁예배를 마치고

중학교 1학년이던 금희를 늘 바래다 주었다

왕복 2시간의 그 좁은 가로수길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어느 여름밤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나와 금희는 비를 맞으면서도 함빡 웃으며 걸었다

아주 천천히...

그 비가 얼마나 시원했는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얼마나 착했는지...

 

내가 나이들어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어느 가을밤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대학원 야간강의를 마치고 고픈 배를 옮켜쥐고 밤비를 맞으며 식당에 들어섰다

설렁탕이 뜨거워 고개를 들어보니 텔레비젼 뉴스가 시작된다

"산성비가 내리니 비를 맞지 마세요...."

 

내가 나이들어 내 아들이 군에서 제대를 한단다

강변 포장마차에서 쇠주 한 잔 걸치고

불알친구랑 어깨동무를 하고 비나리는 밤길을 힘없이 걷는다

"아! 산성비가 그립다!"

"진욱아! 그게 무슨 말이니???"

"지금 내리는 비는 방사능비야!"

 

우리 곁을 급히 지나치는 배부른 아줌마가 보인다

아! 금희랑 무척 닮았구나...

나는 그 아줌마의 배를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린다

아! 저 애기는 어떤 비를 맞을까? 참 불쌍한 애기로구나...

 

아! 금희가 생각닌다

왜 나는 그 때 예쁜 금희의 손을 한번도 못 잡아봤을까?

착한 비가 우리를 가리워 줬는데도...

그 때는 착했나보다

 

나도...

금희도...

비도...

 

(일 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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