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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소나무
01/17/2014 06:01 댓글(3)   |  추천(6)

그녀와 소나무

 

그녀가 새로 이사 온 집 뒤뜰에 소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그 소나무는 생기를 잃고 하루하루 생명력을 잃어 가는 듯 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바라보게 되는 소나무를 보고는 그녀는 소나무를

어떻게 하든지 살리고 싶었지만, 그 방법을 몰라 늘 마음만 앞섰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소나무 살리는 갖가지 방법을 탐색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나무 살리는 방법을 아느냐고 일일이 묻는게

하루의 일상 이었다.

 

여러가지 인터넷에서 서치한 내용들을 적어 , 마트에 가서 소나무에 맞는 각종 영양제와

약들을 구입했다.

소나무를 베어 버리면, 거기에 따른 경비가 80불에서 100불 정도 드니,

그럴바에야 차라리 살리는 게 낫다 싶었다.

그녀는 부지런히 매일 각종 영양제와 거름 등을 소나무 뿌리에 꾸준히 주기에

바빴다, 한달 두달 조금씩 다시 생기를 찾는 소나무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아침 햇살을 받은 이슬처럼 빛이 나기도 했다.

 

하루종일 소나무를 바라보며, 소나무의 건강을 빌기도 했는데, 그녀의 성의가

소나무에게 전해 졌는지, 소나무는 거의, 일년 만에 활기를 찾은 푸릇한 모습으로

그녀에게 감사의 미소를 던지고 있었다.

소나무에게 들어간 돈은 얼추, 소나무를 베어 버리는 경비와 비슷해 그녀를

아주 만족하게 했음은 물론이다.

아침 일찍 차 한잔 과 조용한 음악, 그리고 소나무의 묵직하고도 듬직한 미소는

그녀에게 일상의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는데,

비로소 그녀의 정상적인 하루 일과가 소나무로 인해 시작이 되었다.

그녀와 소나무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이 되어, 뒤뜰의 소나무가 건강하니, 그 주변의

묘목들도 따라서 건강을 되찾은 것 같아 안도의 숨을 놓을 수 있었다.

묘목들과 갖가지 꽃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 ,아침이면 여러 종류의 새들이 날라와

그녀에게 다른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녀에게 소나무와 갖은 아름다움의 색색으로 피어나는 꽃들은 유일한 친구가

되어 주기도 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묘목 사이로 귀여운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잿빛 토끼는 앙증 맞은 모습으로 이층의 나를 올려다보며

눈 맞추기를 매일 아침이면 하게 되었고, 간혹 토끼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궁금함에 초조 하기조차 하였다.

 

그녀의 일상이 이렇듯, 자연속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음은 온전히 병든 소나무로부터

시작이 되었지만, 그녀의 숨결은 늘 자연을 더듬고, 자연 속에서 온몸을 맡기고

자연속 에서 노니는 한 마리의 나비가 되버 버린 듯 했다.

나비가 되어버린 그녀는 , 이꽃 저 꽃으로 넘나들며, 꽃씨도 나르게 되고,

벌들의 친구가 되기도 했다.

나비는 언제부터인가 요정으로 변해서, 그녀의 몸에서는 자연의 향기가 났고

자연의 숨결을 느낄수 있었다.

 

잿빛 토끼를 위해 싱싱한 상추잎을 선물로 준비했으며, 해를 가리는 아스펜 나무의

가지를 다듬어 , 다른 모든 묘목들이 따사로운 햇살을 쬐이게 했다.

그녀의 뒤뜰은, 온전히 그녀의 왕국이 되어 버렸는데,눈이 내린 날에는

잿빛 토끼의 발자국이 그녀의 입가에 미소를 떠 올리게 하였다.

 

바람이 몹시 부는날, 많은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차디찬 잔디위를 장식할 때즈음 이면,

다음해를 기리며, 낙엽을 긁어모아 모닥불을 만들어 거름을 만들기도 했는데,

낙엽들이 타며 내는 내음에는, 한해의 이야기들이 연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기도 했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그녀를 둘러싼 소나무와 여러 나무들이 뒷 담화 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그녀가 베풀어준 정성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때로는 그녀가 며칠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아 , 소나무를 비롯해 갖가지 꽃들은

걱정을 참 많이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다시 그녀의 모습이 나타나면, 아름다운 꽃들은 다시 생기를 찾고,

그녀와 대화를 시작했다.

그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자연과의 묘한 동거는 , 아직도 진행중인데

그중 그녀를 제일 아끼는 소나무는, 그녀를 향한 일편단심으로 언제나 제일먼저

아침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병들었던 소나무와의 인연은 그녀를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나게 했고,

동면에서 깨어난 그녀의 생기 띈 모습은 , 온 세상을 환하게 하는 미소의 소유자 가

되었음은 물론이요, 비로서 세상을 사는 보람을 느끼게 되는 연유 이기도 했다.

 

그녀가 늘 아침이면 혼자 식사를 했지만, 소나무의 그윽한 시선과 함께 지내니

혼자 하는 식사라 할지라도 늘 그녀는 행복해 했다.

창문을 열면, 그윽하게 풍기는 갖가지 꽃의 향기가 그녀의 코 끝을 간지르며

반찬이 되어 주기도 했다.

 

엉덩이가 토실토실한 다람쥐 한 마리가 옆집 나무에서 그네를 타듯 넘어 오더니

소나무가 자기 집인양 통통 소리를 내며 뛰어 오른다.

빠르지도 않으면서 , 공이 튀듯 달리는 다람쥐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소나무 가지위를 부지런히 탐색하듯 , 날렵하게 오르던 다람쥐가 그만

나무에서 머리부터 땅으로 직진 낙하 하더니, 잠시동안 머리가 어지러운지

일어날줄 모른다. 잠시후 머리를 흔들며 그 튼실한 엉덩이를 씰룩 거리며,

다시 통통 거리며 소나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던 그녀는 배를 잡고

한바탕 웃는다.

 

그녀가 이렇게 옴팡지게 웃었던 적은 몇 년에 걸쳐 없었던 것 같았다.

그 이후로도 다람쥐는 갖은 묘기를 부리며,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그녀에게 스며들기 위해서

그녀가 나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깊고도 깊은 입맞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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