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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길
11/18/2013 04:11 댓글(2)   |  추천(5)

먼지가 폴폴 날리는 신작로를 따라 걷다보면, 길가 민들래들이

여기저기 꽃씨를 날릴 준비로 분주한 모습을 볼수 있다.

한발 깡총 뛰어 , 물대는 또랑을 건너면 개구리 울음소리들이

마치 , 배고프다는 아우성으로 들릴만치 정신 사납게 들린다.

논도랑을  얼추 걷다가 , 철망으로 얼기설기 엮어 놓은 과수원 담장이

나오는데,여기저기 오랜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있어

과수원으로 들어서기는 아주 수월하다.

.

담장 역활을 하지는 못해도, 여기서부터는 과수원이네 하는 표시가

되는지라, 외인이 발걸음을 더이상 옮기지 않으니 그걸로나마

담장 역활을 톡톡히 하니, 그나마 족한것 같다.

어린시절 이 철조망을 옆으로 제끼고 , 쥐가 곡간을 드나들듯

참 많이도 들락거린 기억이 난다.

그래도 늘 먹을만치만 따서 나오기에, 과주원 주인인 김씨 아저씨도

다음날 크게 문제를 삼지않아 , 나름 넉넉한 인심의 소유자 이기도 했지만,

아들 하나 있는게 , 사업을 한답시고 과수원을 팔아 들이민 사업이

홀딱 망해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뒤 , 소식이 두절된후에는 영 알길이 없다.

.

동짓날 어린아이 볼 만큼이나, 바알갛게 익어가는 복숭아가, 어릴때는

그렇게 달콤할수가 없었다.

한입 와삭 베어물면, 복숭아물이 주르륵 흘러 , 이내 옷깃 앞섬을

적셔 , 복숭아 물이 든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까실까실한 복숭아 털을 바지에 서너번 스윽 문대고  먹어도 전혀,

아리는 맛도 없어 ,과일을 좋아하지 않던 나에게 유일하게

친근한 과일이 바로 복숭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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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커지면서 , 천도 복숭아로 방향을 선회 했지만,

복숭아 하면 늘, 이 과수원이 생각이 났다.

과수원 여기저기에는, 돌무더기들이 촘촘히 쌓여있다.

복숭아 나무 주변의 돌들을 골라, 이렇게 한데 모아 놓은것인데,

그 돌을 가지고, 복숭아집 아들내미와 돌성을 쌓으며 놀기도 했었는데,

지금 보니, 돌 무더기들도 이리저리 흩어져 , 그 흔적만 남아 있다.

간혹, 그 돌무더기에서 뱀이라도 나오는걸 볼때는, 정말 기겁을 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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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금 있으면, 이 과수원을 모두 밀어버리고, 연립주택이 들어선다고 한다.

서울 주변이라, 이제는 개발의 붐이 이곳까지 밀려와, 그동안 휭하게

방치했던 과수원이, 단단히 제몫을 하게 되었다.

이 과수원을 사들였던이가 바로, 나의 사촌 아재인데, 하도 김씨 아저씨가

사정을 하는통에 , 헐값으로 사 두었던건데, 이제는 금싸라기 땅이

되어버린 것이다.

사촌 아재는 공무원이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과수원을

운영 하지 못하고 방치한채로 두었는데, 지인이 과수원을 이용해

체험 학습 현장 농원을 만들겠다고 임대를 해서, 한 이삼년 하다가

포기하고, 내내 이렇게 흉물스럽게 말라 비틀어진, 복숭아 나무만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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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경계 지역에는 작은 나무 말뚝을 박아 , 거기에 분홍 리본을

매어 놓은걸 보니, 아마도 거기까지 택지 정지 작업을 할 예정인가 보다.

나에게는, 주택가 앞에 상가 건물을 별도로 지어 마트를 해보지 않겠냐고

권해, 지금 이렇게 현장 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슈퍼마켓이란게 워낙 손이 많이가고, 여유로운 생활을 할수 없어

내심 고민중이라, 이렇게 과수원을 보고나면,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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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슈퍼마켓 사장이지 , 노가다와 다를바가 없어, 고민은 고민이다.

허울만 좋은거지 , 얼마나 골치 아픈일이 많이 생기는지는 이미

다 겪어보아, 자꾸 망서리게 된다.

체인본부와 직원들.제품관리 어디 쉬운게 하나 없으니,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때마다, 각종 세일도 해야하고 , 야채나 정육,수산물은 정말 손도 많이 가고,

잘못하면, 밑지는게 눈에 보일 정도고, 데일리 세일을 해야 늘, 같은

매상을 유지하니, 그도 골치가 이만저만 아픈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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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아재야  분양업자만 잘 잡으면, 땅짚고 헤엄치기니 배 두드리면서

돈 세는날만 남았다.

마트 평수가 넓으니, 정육업자는 따로 임대를 주고, 수산물과 농산물을 같이

묶어서 , 분양을 해 주자니, 남의 식구가 많으면 그만큼 이익도 줄고,

장사가 안되면 털고 나가면 그만이라 , 불안하긴 매일반이다.

어느하나 이제는 수월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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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아재가 자꾸 권하는 바람에 ,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영

정이 안간다.

50이 넘자마자 , 회사의 은근한 사퇴 압력에 굴복해서, 수십년 다니던 회사를

나오니, 그 나이에 할게 없어 참으로 막막하기만 했었던 시기 인지라,

사촌아재의 말이 달콤하게 들렸던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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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되지 않은 퇴직금 이지만, 시골로 귀향해 조용하게 남은 여생을

지낼까도 생각을 했지만, 아직은 튼실한 육신이 있어, 무언가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친구가 마트를 운영하고 있어, 수시로 들러 소일거리 삼아 도와주곤 했는데,

막상 내일이라고 생각을 하니, 걱정부터 앞서는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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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잡 생각을 하면서 , 과수원을 둘러 보고 있는데,

저 멀리 맞은편 복숭아 나무밑에 사람이 보인다.

여기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굴까 하면서 , 그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휘적휘적 가보니, 조금 눈에 익은 얼굴이다.

바로 , 김씨 아저씨의 아들이자, 나하고는 부랄 친구인 "똥통" 이다.

이름은 김성민인데, 중학생때 똥통으로 별명이 지어져, 이 동네 모든이들이

이름은 기억 못해도, 별명은 기억하는 아주 재미난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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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똥통" 에 얽힌 이야기를 잠시 하고 넘어 가기로 하자.

중학교 3학년때였던것 같은데, 동네에 새로 이사온,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미모가 정말 양귀비 빰칠 정도로 아름답기가 그지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여기가 워낙 깡촌이라 , 조금만 이뻐도 모든 남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던 때라 그렇지 , 지금 생각하면, 그리 미모가 뛰어난건

아니었던것 같다.

하여간 그 여학생이 이사 온후로 어리건, 어른이건 다들 뒤돌아서

그 여학생의 자태에 침을 흘리던 시절 이었는데, 누구하나 먼저 나서서

말을 붙이는 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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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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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잠이 안와서 끄적여 봅니다(갑자기 개구리 울음소리가 생각이 나길래

                                    글쓰기부터 크릭을 했네요..)

커피를 많이 마셨나?

저는, 이런 경험은 전혀 없었는데, 자판을 치니 마구 진도가 나가네요.

참고로 저는 거의 서울 토박이 랍니다..ㅎㅎㅎ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기만 했습니다. 기억에도 없는 고향이네요.

나머지는 기분 내키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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