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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면의 벗
11/16/2013 07:11 댓글(5)   |  추천(3)

오로라가 하늘을 반을 가로 지를때 ,

라면 냄새가 났다.

그리고, 반쯤은 꺼져가는 장작위에 하나의 장작을 던져 넣고,

담배를 하나 피워 물었다.

꽃향기가 난다. 그리고, 손 끝에서 사랑이 묻어난다.

가슴 한자락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로 가득하다.

눈이 충혈이 된다.

안약을 찾아 , 두어방울 넣고, 다시 책을 들여다 보니,

활자가 안개 속으로 사라져 간다.

.

커피 한잔을 끓여 한모금 들이키니,

눈꺼풀이 무겁다.

엄지와 검지로 눈동자를 누르고 마사지를 해 보니, 조금은 난것 같다.

장작이 타면서, 내뿜는 개스가 머리를 흔들고 지나간다.

방안에 들어오니, 이제는 장작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사실,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음에도 환상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

.

 발자국의 흔적을 따라, 조심조심 걸어가 보았다.

아! 너무 잊고 지냈던 것들이 많았다.

이제는 내가 되 찾아와야 할것들이 저만치서 손짓을 한다.

이것도 저것도, 모두 내가 해야할 일이다.

.

사랑 하는 법을 잊어버렸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른 장작 만큼이나 습도가 적어 쩍쩍 소리를 내며,

비명을 지르는 심장이었던가!

심장에 하다못해 식용유라도 바르고, 광택을 내야 할것 같다.

아니면, 바세린 이라도 발라 가슴의 균열을 억지로라도

막아 보아야겠다.

.

수십년을 무소의 뿔처럼 , 앞만 보며 온것 같다.

다시 오지는 않을것 같았던 봄이,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

눈만 계속 올것 같았던, 빙하만 가득했던 육체를 녹이기로 했다.

하나,둘,셋 잃어 버리면서 살아 왔구나!

숫돌을 꺼내 , 마음을 벼려야 할것 같다.

얼마나 벼려야 할까?

.

맨처음 미장센을 마음속에 그리던 그때,

얼마나 마음이 두근 거렸던가!

메가폰을 잡고 , 액션을 외쳐대던 그때가 살맛이 난다고 얼마나 좋아 했던가!

수십번의 탈고를 거쳐 , 완성 된 시나리오가 나왔을때,

날밤을 지새며, 손수 그린 콘티를 보고 가슴 뿌듯해 하던 그때,

시사회를 하며 감독과의 대화를 하며,

이제 시작임을 알게 되었을때, 난 허물을 벗고 있었다.

그런데, 허물은 한꺼풀이 아니었다.

.

처음 일년은 ,변함없이 진도를 나갔고,

다음해 일년은 , 새끼 손가락만 걸치고 버텼고,

그리고, 금년은 새 하얗게 잊어 버리고 지냈다.

매년 새해와 년말에는 늘, 자기 점검을 하던 그 습성이

이곳, 알래스카에 와서는 자연스럽게 봄눈 녹듯,사라지고 말았다.

.

나태 라는 녀석이 낄낄 거리면서 뒤돌아 웃고 있다.

거기다가, 여유 라는 녀석은 뒷짐지고, 부채로 연신 바람을 불어 넣는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

.

아! 내년에는 삼신 할미 치마자락이라도 잡고 늘어져야겠다.

얼라도 점지 해 주시는데, 그깟것 하나 점지 안해주랴.

북극 얼음 동동 띄워, 냉수 한사발 거하게 차려놓고 ,

땡깡 이라도 한번 부려야겠다.

.

그리고, 북극곰 얼싸안고 에헤라 디야 춤이나 한번 추어야겠다.

그도저도 아니면, 인디언 주술사 춤이라도 한번 배워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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