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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미술관
11/06/2014 09:11 댓글(0)   |  추천(2)





논 가운데 현대식으로 지은 미술관




박수근의 작품은 워낙 고가이므로 양구군청이나, 미술관 측에서 많이 소장하지 못한 것으로 짐작되었음.


박수근의 뎃상










박수근 미술관을 찾아가는 양구의 국도변에 핀 메밀꽃



/ 허만하


잎 진 겨울나무 가지 끝을 부는 회초리 바람 소리 아득하고

어머니는 언제나 나무와 함께 있다.

울부짖는 고난의 길 위에 있다.

흰 수건으로 머리를 두르고 한 아이를 업은 어머니가

다른 아이 손을 잡고 여덟팔자걸음을 걷고 있는 아득하고 먼 길.

길 끝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어머니는 언제나 머리 위에 광주리를 이고,

또는 지친 빨랫거리를 담은 대야를 이고,

바람소리 휘몰아치는 길 위에 있다.

일과 인내가 삶 자체였던 어머니.

짐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어머니.

손이 모자라는 어머니는 허리 흔들림으로 균형을 잡으며 걸었다.

아득하고 끝이 없는 어머니의 길.

저무는 길 너머로 사라져가는 어머니.

길의 끝에서 길의 일부가 되어버린 어머니.

하학 길 담벼락에 붙어 서서 따뜻한 햇살을 쪼이던 내 눈시울 위에

환하게 떠오르던 어머니.

어머니, 나의 눈시울은 어머니를 담은 바다가 됩니다.

어머니의 바다는 나의 바다를 안고도 흘러넘칩니다.

어머니 들립니다.

어디까지 와았나. 임정리 아직 멀었나. 어디까지 와았나.

골목 끝에 부는 바람소리.

나는 한 마리 매미처럼 어머니 등에 붙어 있었지요.

어머니 저는 어머니가 걸었던 바람 부는 길을

이젤처럼 둘러메고 양구를 떠났습니다.

나는 겨레의 향내가 되고 싶습니다.

가야 토기의 살갗같이 우울한 듯 안으로 밝고

비바람에 시달린 바위의 살결같이 거칠고도 푸근한

어머니의 손등을 그리고 말 것입니다.

어머니가 끓이시던 시래깃국 맛을 그리겠습니다.

어머니, 나를 잡아끌던 어머니의 손이 탯줄인 것을 나는 압니다.

잎 진 가지 끝에 바람이 부는 겨울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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