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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종착역
07/03/2014 09:07 댓글(1)   |  추천(0)

이별의 종착역 / 목성균



겨울이면 형수네 사랑에서 밤이 깊도록 놀다가 아쉽게 마실을 파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북쪽으로 뚫린 장터거리를 지나서 한참 걸어서 거리 끝에 있는 집으로, 이웃집 중민이하고 같이 돌아 오다보면 '홍은반점' 앞을 지나  옵니다.


우리의 푼수 주호가 색시를 어찌해보려고 주방 창을 타넘어 가다 뜨거운 우동 삶는 솥에 빠진 그 술집이지요. 그 집에서 색시가 막걸리에 쉰 목소리로 부르는 '이별의 종착역'이 들려왔습니다. 우리는 북쪽에서 거리를 훑으며 불어오는 겨울 밤바람을 맞으며 '홍은 반점' 앞에 한 참씩 서 있곤 했습니다. 눈발도 섞였는지 모릅니다.


중민이란 놈이 외상술을 먹고 가자고 보채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제 성인이라며 색시 앉혀 놓고 술 먹을 권리가 있다나 뭐라나 하면서요. 술 먹고 나서 배를 내밀고 외상이라면 배 째서 막걸리 되로 꺼낼거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홍은반점'에 들어가서 외상술을 달라고 했습니다. ‘홍은반점’ 주인이 나하고 중민이 귀를 잡아끌고 색시의 '이별의 종착역' 노래소리가 흘러나오는 방 앞으로 가더니 방에다 대고 중민이하고 성균이가 막걸리를 달라는데 줘도 되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얼굴이 벌건 어른들이 우리를 일제히 내다보는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 중민이 아버지는 물론 주호 아버지, 형수 아버지, 도장장이 안주사 등...


'이별의 종착역'을 부르던 그 색시가 그 연풍장터가 유랑의 종착역이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노래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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