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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11/12/2012 17:11 댓글(0)   |  추천(0)
 

여성의 힘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緜緜若存,

用之不勤.   (노자 도덕경 제6장)


계곡의 신묘한 기운은 죽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신비하고 오묘한 암컷과 같다.

신비하고 오묘한 암컷의 문은

천지의 뿌리이다.

면면히 이어지면서 존재하고,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다.             (유리알 유희 역)




가뭄이 들어 세상이 모두 타들어가더라도 마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계곡입니다. 계곡은 세상의 모든 것이 말라도 마르지 않는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계곡의 정신이야말로 가장 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지닌 원천입니다.


이 계곡의 정신을 노자 『도덕경』에서는 곡신(谷神)이라고 합니다. 곡신의 의미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남성적이고 위협적인 강함보다는 여성의 부드러움이 강조되고, 강하고 딱딱한 모습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이 중요하며, 나이 들어 경직된 모습보다는 어리고 순진한 모습이 바로 곡신이 담고 있는 다양한 의미입니다.


노자 『도덕경』은 부드럽고 연약하고 겸손한 것이 강하고 세고 교만한 것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계곡의 정신은 마르지 않는다. 이것이 여성스러움의 힘이라고 한다. 여성스러움의 포용력, 이것을 하늘과 땅의 뿌리라고 한다.


노자가 꿈꾸었던 위대함은 근엄하고, 군림하고, 강압적인 존재가 아니라 부드럽고, 낮추고, 따뜻한 계곡의 정신이었습니다. 센 것이 오래 가고 경쟁력 있을 것이란 잘못된 생각이 팽배하고 있는 요즘은 부드러움과 낮춤의 계곡 정신이 어떤 시절보다도 돋보이는 시대입니다.


우뚝 선 산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자기를 낮추고 있는 계곡의 아름다움도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곡신불사(谷神不死)! 계곡의 정신은 죽지 않는다! 진정한 승자는 세월이 지나봐야 드러나는 법입니다.


낮춤과 포용이 가장 위대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재희 ‘3분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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