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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다
08/31/2012 00:08 댓글(0)   |  추천(1)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다



산을 산이라 부르는 것은 물은 셀프라고 하는 것과 같다. 나무와 물이 있는 자연 그대로의 산, 즉 산의 본질을 왜곡된 개념으로 흐려진 ‘산’이라는 언어를 통해 규정할 수 없다. 이는 마치 물을 식당에서 제공하는 물만으로 인식하여 물을 규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인간의 사고와 언어 속에는 잘못된 관념과 고착화된 편견이 숨어있다. 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의 입장과 배경에서 세상을 판단한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은 너무 유명하여 진부할 정도다.


道可道 非常道(도가도 비상도), 名可名 非常名(명가명 비상명)


천지만물의 생성과 운행, 그리고 사멸에 관한 기본원리로서 ‘도(道)’라는 것은 우리 인간들의 짧고도 삐뚤어진 생각으로 인해 그 성격을 단정지울 수 없다. 유사하게, 개념화된 언어로 어떤 대상을 이름하는 것은 그 본질을 있는 그대로 가리킬 수 없다는 뜻이다. 글자대로 해석하자면, ‘도를 도라 정의하게 되면 그 도는 이미 진리의 도가 아니다. 대상에 이름을 붙이면 그 이름은 이미 제대로 된 의미의 이름이 아니다.’일 것이다.


산을 산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에서처럼 실제의 산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고정된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이라고 부르는 산은 다만 10분 전, 10초 전의 산일뿐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우주만물을 평가할 수도, 또한 무어라 이름 지을 수도 없는 답답한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


성철 스님은 한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화두를 던지셨다. 그 뜻의 오리무중에 해석이 분분하지만, 미혹한 마음으로 산을 물로, 물을 산으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라는 말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어떻게 산을 산으로 이름 붙여, 진실 그대로의 산을 볼 수 있는가? 마누라 하면 밥부터 떠오르고, 물 하면 셀프라는 생각만 떠오르는데..... 


물은 셀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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