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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
05/10/2012 17:05 댓글(0)   |  추천(3)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쉴 사이 없이 온 라인 상의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을 통해 친구, 선후배, 동료와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생각들을 교환한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옷, 친구들의 생각, 동료들의 정치에 관한 관점, 그들의 세상을 사는 인생관 등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동료의 문화와 행동양식으로부터 벗어나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쓰면서 살고 있는 것이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일찍이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빗 리즈만(David Riesman)이 1950년 그의 저서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에서 예견한 사실이다.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에 이어 가장 유명한 사회과학 저서로 평가되는 ’고독한 군중‘은 150만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러였다.


그는 저서에서 인간의 행동양식을 시대별로 크게 3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즉 원시적 전통사회에서 인간은 전통과 과거의 경험을 행위의 기준으로 삼는다(tradition directed). 산업혁명에 따른 공업시대를 전후해서 인간은 가족, 또는 제도권의 교육에 따라 소년시절 학습된 도덕과 가치관을 중시하게 된다(inner directed). 마지막으로 현대에 와서는 또래집단, 친구집단(peer group)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의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는 것이다(other directed).


산업혁명 이후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되면서 중산층이 형성되었다. 그들의 소비능력은 크게 향상된 반면, 기존의 전통, 종교, 기타 사회적 규약에 대한 신뢰와 구속력은 점차 저하되었다. 대중소비사회에서 사회적 규범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현재 일반화 되고 있는 타인의 행동양식과 판단이다.


사람들은 대중의 행동과 판단에 비추어 나 자신을 판단하게 된다. 그러한 사회적 추세에 불일치하거나 뒤떨어질 경우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 소위 시대의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중의 행동은 거대 기업이나 정부에 의한 정보 왜곡과 여론 조작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확고부동한 가치판단이나 행동의 규범을 상실한 채 외부에만 신경을 쓰게 되면서 자아를 상실하고 방황하게 된다. 또한 또래 집단에서 이탈될 경우 극심한 불안과 함께 고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이들에게 너나없이 해당되는 ‘군중의 고독’이다.


이러한 외부지향적인 행동양식에 따라 심각하게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민주주의 파괴와 정치의 실종이다. 사람들은 소신도 없이 동료 집단의 판단이나 정치권, 또는 미디어에 의해 조종되는 여론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친구들의 정치적 성향을 감안하여 나의 정치적 입장을 결정짓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평형상태를 유지시켜주는 자이로스코프(Gyroscope)를 각자 잃어버리고, 다만 남들의 행동을 예의 주시하는 레이다(Radar)만을 가동한 채 살아간다고 리즈만은 비판하였다.


현대사회는 정치와 경제 등 모든 부문이 강물이 도도히 흐르는 것과 같은 여론과 피상적인 문화현상의 추세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이다. 전통과 철학, 바람직한 사회규범의 복구가 시급히 요구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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