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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죽음
10/31/2011 09:10 댓글(2)   |  추천(1)

이유가 무엇이든 이 시대에 죽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 나 없이 많을 것이다. 무기력하고 피하고만 싶고, 그저 피동적으로 살아가는 군상들이다.


죽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면서 생각마저 귀찮아 생각을 포기한다. 바캉스는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말하는 곳으로 가서 바캉스를 흉내 낸다.


아래의 시에서 죽음이라는 사람은 ‘이솝이야기’의 여우, 쥐, 돼지와 다를 바 없는 우화의 주인공이다. 돌맹이도 녹여 소화하는 역동적이고 야심찬 인간이 될 일이다.



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 / 오규원


죽음은 버스를 타러 가다가

걷기가 귀찮아서 택시를 탔다


나는 할 일이 많아

죽음은 쉽게

택시를 탄 이유를 찾았다


죽음은 일을 하다가 일보다

우선 한 잔 하기로 했다


생각해 보기 전에 우선 한 잔 하고

한 잔 하다가 취하면

내일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가 무슨 충신이라고

죽음은 쉽게

내일 생각해 보기로 한 이유를 찾았다


술을 한 잔 하다가 죽음은

내일 생각해 보기로 한 것도

귀찮아서

내일 생각해 보기로 한 생각도

그만두기로 했다


술이 약간 된 죽음은

집에 와서 TV를 켜놓고

내일은 주말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건강이 제일이지 ---

죽음은 자기 말에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는

그래, 신문에도 그렇게 났었지

하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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