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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사는 날에
09/25/2011 17:09 댓글(0)   |  추천(0)

‘산에 사는 날에’  조오현


나이는 뉘엿뉘엿한 해가 되었고

생각도 구부러진 등골뼈로 다 드러났으니

오늘은 젖비듬히 선 등걸을 짚어 본다


그제는 한천사 한천 스님을 찾아가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물어보았다

말로는 다할 수 없으니 운판 한 번 쳐보라 했다


이제는 정말이지 산에 사는 날에

하루는 풀벌레로 울고 하루는 풀꽃으로 웃고

그리고 흐름을 다한 흐름이나 볼 일이다



→ 雲版 : (불교) 절에서 재당이나 부엌에 달아 놓고 식사 시간을 알리려고

          치는 기구. 구리나 쇠로 만든, 구름 모양의 금속판.



‘재 한 줌’  조오현


어제, 그저깨 영축산 다비장에서

오랜 도반을 한줌 재로 흩뿌리고

누군가 훌쩍거리는 그 울음도 날려보냈다


저기, 길가에 버려진 듯 누운 부도

돌에도 숨결이 있어 검버섯이 돋아 났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그대로 내려왔다


언젠가 내 가고 나면 무엇이 남을 건가

어느 숲 눈먼 뻐꾸기 슬픔이라도 자아낼까

곰곰이 뒤돌아보니 내가 뿌린 한 줌 재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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