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因緣와 諸法無我 그리고 輪廻
08/04/2011 12:08 댓글(0)   |  추천(2)

因緣와 諸法無我 그리고 輪廻

송희식(2001). 인류의 정신사 1. 삼성경제연구소

p. 137~142에서 인용, 요약, 편집



석가모니는 영혼이나 윤회에 어떤 견해를 가졌을까? 자아가 없다면 영혼도 없는 것이고, 영혼이 없다면 윤회한다는 것도 거짓이 아닐까? 그렇다. 우리가 부정적인 표현을 한다면 그것은 옳다. 적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영혼이나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윤회는 허구이다. 이것은 <확연>한 것이다. 누가 당신의 전생이 어떠했고, 당신은 후생에 무엇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연기법(sahetu dharma, 연기설)은 이러한 식의 영혼이나 윤회가 허구라는 것을 확연하게 말하고 있다. 이것은 당신에게도 명확할 것이다. 당신의 전생이 있었다면 전생의 당신과 지금의 당신은 어떠한 점에서 동일한가? 만약 우리가 동일성을 인정한다면 그것이 바로 자아이고 실체인 것이다. 이것은 연기법과 배치된다.


오늘날 윤회는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 근거는 최면에 의하여 또는 삼매경에 들었을 때 전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기억이 떠오른다는 것에 있다. 그러면 그 떠오르는 기억이 당신의 <자아>적인 <동일성>인 것인가? 동일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사고(연기법)에 도전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혼돈에 빠진다.


이에 관하여 어떤 불경이 적절할까? 나는 <미린다 팡하>가 그 중에서도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석가모니는 그에 관해 말하지 않기 때문에 자료가 없다.) 그렇지만 <미린다 팡하>도 유추이지 증명은 아니다. 이 자료들을 화두로 언젠가 당신의 내부에서 참다운 시야가 열릴 것이다.


왕이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영혼 같은 것이 있습니까?>

<대왕이여, 진정한 진리의 참뜻에 있어서는 영혼 같은 것은 없습니다.>


왕이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사람이 죽었을 때 윤회의 주체가 저 세상에 옮겨감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옮겨감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어찌하여 그럴 수가 있습니까?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가령 어떤 사람이 한 등에서 다른 등에 불을 붙인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 한 등이 다른 등으로 옮겨 간다고 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윤회의 주체가 한 몸에서 다른 몸으로 옮겨감이 없이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그대가 어렸을 때 어떤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시를 회상하고 기억할 수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시는 선생님으로부터 그대에게 옮겨진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몸이 옮겨감이 없이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현 대적으로 해석하면, 40기가짜리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20기가 단위로 C, D로 분할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윤회는 하드디스크 C에 있는 <불교학 개론>이라는 MS 워드 파일을 하드디스크 D로 복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왕은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이 정신과 육체, 즉 인격적 개체인 명칭(정신)과 형태(육체)에 의해서 선행이나 악행을 짓게 되는 업(karma)은 어디에 있습니까?>

<대왕이여, 그림자가 형체를 떠나지 않는 것처럼 업(karma)은 인격적 개체(정신)에 수반합니다.>

<업은 “여기에 또는 저기에 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직 열리지도 않은 과일을 “여기에 또는 저기에 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까?>

<존자여, 그럴 수 없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인격적 개체, 즉 생명체가 연속하는 한 "그 업(karma)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 지적할 수 없습니다.>


왕은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여, 부처님이란 분이 실재합니까?>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계십니다.>

<그렇다면 나가세나 존자여, 여기 계시다든가 저기 계시다든가 지적할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부처님은 번뇌를 소멸하고 남은 육체를 여읜 완전한 니르바나(Nirvana, 열반)의 경지에서 위대한 니르바나에 드셨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여기 계신다든가 저기 계신다든가 하고 지적할 수는 없습니다.>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왕이여, 큰 불이 타고 있다가 그 불꽃이 사라졌는데도 불꽃이 여기 있다든가 저기 있다든가 하고 지적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불꽃이 없어지면 그 불꽃이 어디에 있다고 지적할 수 없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부처님은 번뇌의 불꽃을 끔과 동시에 남은 육체를 떠난 완전한 니르바나의 경지에서 위대한 니르바나에 드셨습니다. 이미 가 버린 부처님을 여기에 또는 저기에 계신다고 지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왕이여, 진리를 몸으로 삼고 있는 법신에 의해 부처님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리는 부처님에 의해 가르쳐졌기 때문입니다.>

-<미란다 팡하>, 서경수 역, 동국대역경원


우리는 <자아의 동일성>에 집착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영혼이라고 하면 육체를 벗어나지만 정신은 지금 우리가 <나 자신>과 동일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석가모니와 연기법은 이것이 틀렸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동시에 이것은 윤회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우리가 어떤 인과관계를 논의하거나 무엇이 발생한다는 것을 논의할 때에는 우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 <물질적인 존재물> 같은 것이 관계하여 인과관계를 형성하거나 발생시키는 것으로 사유한다. 석가모니와 연기법은 이것이 틀렸다고 말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존재>를 전제로, <사유>한다. 우리는 동일성을 전제로 영혼과 윤회에 대해서 묻는다. 연장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공, 진여, 일심을 묻는다. 여기에 대하여 비록 충분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비유가 있다. 석가모니는 세상을 존재들의 관계망이 아니라 <불타는 모습>으로 비유한다. 이 세상은 번뇌의 불이 타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무수히 많은 존재물들이 널려 있는 세상이다. 이에 대해 석가모니가 통찰한 세상의 모습은 <번뇌의 불>이 타오르고 있는 모습이다.(이것은 공간화하고 시각화한 비유적 표현일 뿐이다. 그렇지만 어차피 인간의 지성이 공간화 시각화를 필요로 한다면 이러한 비유가 적절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불이야말로 당신이며 카르마(karma, 업)이며, 이 불이 여기저기 옮겨 붙는 것이 윤회이며, 이 불이 꺼져 버린 상태가 니르바나(nirvana, 열반)라는 것이다.


불타는 세상, 이것이 연기법의 세계이다. 존재는 존재하지 않고 당신도 존재하지 않고 불타는 세계가 이 세상의 진면목이라는 것이다. 실제 석가모니는 어느 날 제자들을 이끌고 가야시 산에 올라서 끝없이 펼쳐진 세상의 풍경을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보라! 모든 것이 타고 있다!> 우리는 과연 남산에 올라가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보라! 모든 것이 타고 있다!>라고 느낄 수 있을까?


이제 여기에서 우리는 개념의 마술로부터 좀 벗어나 볼 필요가 있다. 석가모니는 마치 예수가 그랬듯이 자신의 깨달음을 당시 인도의 관념들을 사용하여 그들의 세계관에 맞추어 표현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그리하여 영혼이나 카르마(karma)나 윤회와 같은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영혼이나 카르마나 윤회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위의 문제들에 대하여 표현하려고 노력해 본다면, 오히려 석가모니의 깨달음의 세계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카르마나 영혼이나 윤회라는 단어는 사실 석가모니의 깨달음의 세계를 온전히 전하기에 적절한 단어가 아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이라든가 영혼이라든가 카르마라든가 윤회라는 집합표상(개념)에 속박되어 있다. 이 집합표상이 당신을 속박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항의할 것이다. 그것은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로 중대한 실재적인 문제라고! 그러나 석가모니의 대답은 단호하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실재적인 문제가 아니다! 먼저 <집합표상으로부터, 지식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켜 보라!>그래도 문제가 남아 있는지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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