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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동안의 고독
08/02/2011 22:08 댓글(0)   |  추천(1)
 

라틴 아메리카의 근대사를 환상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의 기법으로 그려낸 소설 ‘백 년 동안의 고독’은 남미 판 ‘아라비안 나이트’에 해당한다. 시종일관 전설과 민간설화, 그리고 토속신화 등을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 나감으로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지가 환상인지 모를 지경의 소설이다.


소설은 가상의 마을 마콘도에서 벌어지는 어느 가족의 7대에 걸친 신비적인 이야기이다. 마콘도라는 마을은 한 때 물질문명을 누리며 번화한 마을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구태의연한 사고방식과 생활태도에 따라 결국은 몰락하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채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극심한 고독감을 느낀다. 고독이 7대에 걸쳐 100년 동안 계속된다는 것이 소설의 주제이다.


소설의 배경인 콜롬비아는 대부분의 남미국가가 그러하듯이 스페인과 영국의 지배, 미국자본에 의한 원주민 수탈, 군사독재와 반군의 대립 등 격동하는 근현대사를 가지고 있다. 소설에서는 콜롬비아의 역사를 가공의 무대 마콘도 마을을 배경으로 삼아 콜롬비아의 역사의 비극성과 희극성을 상징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일종의 증언 문학이자 소설이다.


소설을 쓴 마르케스는 소설가이지만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능가하는 시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소설에는 수많은 상징과 비유, 그리고 아이러니와 패러디가 있다. 예를 들어 소설의 거울(유리) 마을과 얼음공장은 종국에는 사라질 운명에 처하는 마콘도 마을을 의미한다. 또한 황금 색깔은 부의 상징을, 황색은 죽음을 뜻하는 것은 색깔에 의한 상징이다.


마콘도 마을이 콜롬비아 역사의 상징이라면, ‘백 년 동안의 고독’은 내가 미국에 온 이후의 ‘사 년 동안의 고독’을 상징하는 뜻으로 생각된다. 외부의 세계와 절연된 강가의 집에서 단조롭고 지루하게 계속되는 일상을 통해 시간의 시간성 없음(timelessness)을 느낀다.


사회와의 모든 접촉이 차단된 채 서재에 앉아 무익한 연구에만 몰두하는 부엔티아 대령은 현재의 나와 매우 유사하다. 또한 아내와 잠도 매일보다 더 같이 자고, 싸움도 상대가 항상 똑 같고, 골프도 지겹게 같이 치고, 여행도 어차피 같이 하게 되는 나의 생활은 근친상간이 다반사인 마콘도 마을과 흡사하다. 새로운 우성의 유전자가 유입되지 않아 괴물이 되어가는 왕가의 사람들처럼 나도 머지않아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진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돌멩이의 체온도 그리운 죽음보다 외로운 오후’는 차치하고라도....




마르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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