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 구슬 놀이
  • 구슬 놀이 (jaeok9876)

미국은 몰락하는가?
07/23/2011 01:07 댓글(5)   |  추천(4)
 

미국은 몰락하는가?


1980년대 말 미국은 급격한 국가경쟁력 상실과 소위 쌍둥이 적자로 일컬어졌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로 큰 몸살을 앓았다. 사람들은 미국이 몰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싸였고, 미래학자들도 미국의 앞날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기도 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1990년대에 들어와 경제불황과 적자의 문제를 무난히 극복하였다. 또한 구소련이 붕괴됨에 따라 미국은 자연스럽게 세계의 초강대국이 되었다.

1980년대의 상황이 현재의 시점에서 재연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GDP의 10%를 상회하는 재정적자의 감축방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협상시한이 지날 경우 국방비는 물론 모든 사회보장과 관련된 정부의 지출을 정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막대한 경기진작을 위한 지원과 조치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9% 이상에 머물러 있어 이중침체(더불딥)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경제불황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그 문제와 성격이 구조적이라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미국에는 일부 정보통신과 첨단 산업만 호황을 누릴 뿐 대부분의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국내에 남아 있는 기업체는 고사상태이다. 한 마디로 고용해 줄 기업체가 없는 것이다. 특히 청년과 흑인의 경우 고졸에도 못 미치는 학력이 대부분으로 생산성이 낮으므로 이들의 실업률은 대단히 높은 현실이다.

미국의 중산층이 무너짐에 따라 세금의 확보원이 줄어드는 대신, 이들에 대한 실업과 사회복지 지원에 대한 지출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재정적자가 커지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실업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혼을 미루게 되고 가족이 해체되는 상황이 도래되고 있다.

미국은 정부와 개인 모두 벌어들이는 수입을 훨씬 초과하여 소비, 지출하고 있어 파산 상태로 가까이 가고 있다. 누군가 계속하여 돈을 꾸어주지 않는 한 현재의 경제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적자가 더 늘어나거나 지불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되면, 이자율 상승과 함께 미국의 신용도 하락, 달러가치의 급락으로 투자와 소비는 더 위축되어 경제의 악순환으로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과연 이러한 위기의 상황에서 지혜롭게 탈출하여 세계의 초강대국의 지위를 계속하여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미국은 머지않은 장래에 경제적, 군사적으로 중국에 추월당해 이등 국가가 될 것인가?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미국의 몰락에 대한 이슈가 다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강대국의 흥망      

1980년대 말 미국의 역사학자 폴 케네디(Paul Kennedy)는 나름대로의 가설을 설정하고 르네상스 시대 이후 현대까지의 500년의 기간에 걸친 강대국의 등장과 몰락의 원인과 과정을 설명하였다.

폴 케네디는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 Economic Change and Military Conflict From 1500 to 2000)'이라는 저서에서 국가 간의 경쟁과 승패, 또는 강대국으로의 진입 여부는 기술개발과 무역의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률에 따라 결정된다 하였다. 국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경제력 이외에 지정학적 위치, 동맹관계, 국민의 사기 등을 들 수 있으나 경제력이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특정 국가의 경제성장이 급속하여 국력이 커지고 강대국으로 등장하게 되면, 이러한 경제체제와 부를 유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시키게 된다 한다. 이때 경제력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과도하게 군사력을 유지할 경우 해당 강대국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력도 크고 그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군사력도 강력할 경우 강대국의 지위가 확고한 것은 물론이다.

19세기 초반 이후 영국은 산업혁명에 따른 생산력 증가, 해군력의 증강, 식민지 개척 등으로 확고부동한 강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지나친 해외확장과 군사력 증강에 따라 20세기 초에 와서는 서서히 몰락하고, 강대국의 지위를 미국과 러시아에게 내주고 말았다.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연자원과 노동력, 그리고 기술혁신에 따라 1차 대전 이전에 이미 이론의 여지가 없는 세계의 최강대국으로 등장하였다. 미국과 러시아(소련)는 강대국의 속성이 그렇듯이 군사력 증강에 힘쓰게 됨에 따라 첨예한 군비경쟁 속에 양극의 냉전체제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미국과 러시아의 양극체제 하에서 비교적 군사비의 부담이 없었던 서유럽국가, 중국, 일본의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그 지위도 강력해 졌다. 케네디는 저술 당시 예측하기를 미국과 소련의 양극체제에서 EU, 중국, 일본 등 신흥강대국이 포함된 5극 체제의 세계질서가 자리 잡을 것이라 했다.

미국의 경제력은 2차 대전 이후 최대점에 도달한 다음, 1960년대부터 세계의 생산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최대의 채권국에서 채무국으로 전환되었는데 이는 패권국 몰락의 대표적인 징후라는 것이다. 미국의 군대는 세계 도처에 주둔하게 되었으며, 군비의 증강으로 국가의 자원배분이 크게 왜곡되고 경제성장은 둔화되기 시작했다 한다.  

이러한 미국의 국력 쇠퇴 현상은 최근에 와서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 경제불황과 더불어 테러 방지를 위한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비판이다.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교육의 가치가 저평가되어 개개인의 인적자원(human capital)과 생산성은 상대국에 비해 현저하게 저하되었다.


케네디 가설의 재검토

케네디 교수의 경우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경우 특정 국가는 강대국이 된다는 가설 하에 강대국의 흥망사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현대에는 17, 18세기에서와 같이 식민지를 무력으로 점령하거나, 냉전시대에 이데올로기에 따라 동맹을 맺고 군비를 증강하는 시대와는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강대국의 여부는 강력한 경제력 내지 군사력과 함께 해당 국가가 가지고 있는 높은 문화, 인본적인 정치제도,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26년과 2050년에 각각 중국과 인도에 의해 경제적으로 추월당할 것이라 한다. 중국이 경제성장과 함께 군사력을 증대시킬 경우 불원간에 세계의 강대국 위치를 중국에 양보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이어질 것인가? 미국의 경제력은 급속히 쇠퇴하고 현재의 군사력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되어 강대국이 몰락하는 전철을 밟을 것인가?

향후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격차를 점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선 산업생산의 측면에서 노동력의 크기와 성격, 노동생산성을 결정짓는 교육, 자본장비율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산업자본을 유인하기 위한 금융시장의 발전정도와 하부구조도 중요하다. 산업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대학과 기업의 연구 활동과 인력도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농산물, 철강, 합성수지, 원유 등을 포함한 산업의 중간재와 원료를 어느 국가가 더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산업활동을 기업가 정신과 노하우로서 조직, 관리해 나가는 경영기법이 누가 더 우수한가도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상품의 판매가 국내시장 위주인가, 수출위주인가가 검토되어야 하며, 수출위주인 경우 시장다변화의 정도, 수출시장과의 문화의 동질성, 그리고 유통물류시스템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전체를 총괄하고 국민들을 한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정치적인 리더십도 중요하다 하겠다.

이상에서의 구체적인 경제적인 여건에서 결코 중국이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과 할 수 없다. 수십년 동안 년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계속해 온 중국은 값싼 노동력과 수출위주의 압축성장으로 일관해 왔다. 농촌지역에서 무한정으로 공급되던 노동력의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인건비가 상승하고 노동집약적인 상품의 국제경쟁력도 상실되고 있다. 한편 미국과 EU와 같은 중국의 주요 수출시장은 경제불황과 재정적자의 확대로 상품수요가 정체되거나 감소될 전망이다.

중국의 정치제도가 결국 민주화되면서 국민의 요구가 분출하고 노동조합이 활성화됨은 물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의 차원에서 환경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중국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와 이들에 대한 복지대책도 문제이다. 공산주의와 일당독재 체제에 따른 국가체제의 비효율성과 부패는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중국의 경우 일정 시기에 이르면 치명적인 경제의 제동장치들이 일시에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경우 국가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관료화되고 경직화되어 신축성이 없고 비효율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개인 기업체 모두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어 경제활동의 부대비용 내지 거래비용(transaction costs)이 높다. 공동화 된 제조업의 경우 임금이 하방경직적이므로 기업은 해외로 이전하고 국내의 실업률은 높다.

그러나 저기술 노동집약적인 상품의 경우 임금이 결국은 하락하여 저위 수준에서 균형점을 찾아 경쟁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못지않게 값싸고 젊은 노동력이 많은 국가이다. 또한 미국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원과 중간재, 연구개발의 우수한 하부구조와 시스템, 효율적인 금융제도 등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다. 안정적인 내수기반에 기초한 경제체제라는 장점도 있다. 최상의 민주주의 제도와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를 신봉하는 전통적인 자본주의 제도와 기업가 정신도 있음은 물론이다.

통계의 예측방법에 외삽법(extrapolation)이라는 기법이 있다. 현재까지의 추세를 미래로 연장시키는 방법이다. 중국의 강대국으로의 부상과 미국의 몰락의 시나리오는 과장된 것이거나 틀린 예측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괄목할만한 성장률이 계속되는 반면 미국은 현재와 같은 경제불황과 재정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할 경우 양국의 지위는 극적으로 반전된다는 주장인 듯하다.

케네디 교수 자신도 최근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군사적인 과잉팽창과 과도한 재정적자로 약해지기는 했지만, 이것만으로 세계의 경제적, 군사적 균형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는 자신의 강대국 흥망이론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하였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은 엄청난 자원과 백업 체제를 가지고 있는 반면, 종종 신흥 강대국은 기존의 강대국을 어떻게 대체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끝)

 

미국의 모습 카테고리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