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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의 세상
03/16/2011 17:03 댓글(2)   |  추천(2)
 

우리는 성경을 해석하면서 태초의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함으로서 우주는 카오스에서 코스모스의 상태로 전환되었다고 말한다. 즉, 질서가 없는 혼돈의 상태에서 신이 섭리와 원칙으로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이 세상이 움직여나가는 원리를 연기(緣起)의 법으로 설명한다. 모든 벽면을 반사 거울로 치장한 제석천의 궁전과 같이 만물은 서로가 서로를 끊임없이 되비추듯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에 의해 개개 만물의 모습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모든 존재물에서 영향을 받아 비로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세계이다.    


우주의 삼라만상은 외견상 규칙성보다는 불규칙성에 의해 움직이고 그 모습이 결정된다. 파도의 물결, 인체의 피의 흐름, 나무의 가지가 자라나는 모습, 야생동물의 개체 수 변화, 주식 값의 변동, 손가락에서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의 모양 등은 쉽게 들 수 있는 예이다. 갈대와 같은 여자의 마음도 대표적인 불확정성의 예일 것이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 의해 지금의 단계까지 발전한 과학은 무질서하게 보이는 세계, 즉 카오스의 세계의 뒤에 숨어있는 규칙성을 찾고자 노력함으로서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났다고 제임스 글릭(James Gleick)은 주장하였다. 이러한 카오스의 이론에 따라 과학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혁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류의 지적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카오스 이론은 현대과학의 주류로서 자연과학 분야는 물론 기상학, 경제학, 공학, 의학, 예술 분야 등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제임스 글릭은 뉴욕타임즈의 과학기자로 활동하면서, 카오스 이론의 시작에서부터 그 발전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한 ‘카오스(Chaos: Making a New Science)'라는 책을 저술했다.


1970년대에 미국과 유럽의 수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 화학자 등은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직면하는 불규칙성의 원리를 찾고자 하였다. 생리학자는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불규칙적인 심장의 박동에서 놀라운 원리를 발견하였으며, 생태학자는 집시나방의 개체 수가 어떻게 변화하는 가의 원칙을 찾았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불규칙한 주식 가격의 변동이 어떠한 원인에 따라 초래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카오스 이론들에 힘입어 구름의 모양, 번개의 방향, 별자리의 모양,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의 모양,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의 모양,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엉키는 모습 등 실로 불규칙적인 현상들을 설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의 대상이 무엇이던 간에 카오스 이론이 체계적으로 통합, 정립된다면 과학자체의 발전은 물론 인류의 복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카오스 이론이란 우리가 모르고 있던 신의 섭리나 불교의 연기의 법칙을 알아낸 것에 불과한 것이리라. 파도의 모양, 여자의 마음, 담배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양 등에는 이미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리와 원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만 인간이 보기에, 또 생각하기에 불규칙하고 카오스의 상태로 보였던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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