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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역 앞의 풍경
11/05/2018 19:11 댓글(0)   |  추천(11)


개봉역 앞의 풍경

 

아주 옛날에는 성북역에서 출발하여 한나절, 한밤을 가면 지구 끝 개봉동에 도착하는 시내버스 30번이 있었습니다. 애인과 함께 한겨울 카바이트 불빛 노점상에서 제주감귤을 한 주머니 가득 사서 다 까먹도록 흔들리면서 가던 30번 버스 말입니다.

 

그러던 개봉동이 서울이 외곽을 넓혀가면서 강남 못지않은 신도시로 발전했습니다. 인근의 신도림 역 부근에는 마천루가 들어서고, 또 인근의 가산디지털 랜드에는 웅장하고 호화로운 쇼핑 몰과 아울렛들이 생겼습니다. 상전벽해도 유만부동입니다.

 

나는 금번 한국에 가서 꿈에도 그리던 개봉동에 살면서 정이 흠뻑 들었습니다. 새벽이면 안양천 꽃길에서 조깅을 하고, 또 심심하면 고척 스카이돔 야구장에서 한국야구를 구경했습니다.

 

개봉동에서 옛날의 추억이 여전히 담긴 곳은 아무래도 개봉역 앞이라 생각합니다. 새벽이면 출근하는 인파가 행렬을 잇고, 저녁이면 하루의 스트레스를 오지게 풀어 버리는 막소주집과 오뎅집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현대와 근대가 조화하면서 공존하는 곳이 개봉역 앞 동네입니다. 개봉역 앞에는 슬라브 식 지붕의 낡은 주택을 원형 그대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현대식으로 개조한 카페가 있습니다.‘Third Position’이라는 상징적인 카페입니다.



이골목 끝에는 점집이 있습니다.

세멘트 울타리에 호박 넌출이 정겹습니다.


외로운 새가 되어 잠시 앉았다 가는 의자.....


문재인처럼 출세하겠다고 고시공부하던 고시텔....


싸니까 어깨 펴고 마셔....


가게의 플라스틱 의자는 천편일률 붉은 색입니다.

붉은 색이 이성을 잃도록 술을 마시게 하고, 매상을 올리는 게 아닌가?


이렇게 메뉴가 많으면 그게 그런 요리가 되지 않을까?


만두집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같은 하얀 김.






수십년 간 수많은 애환과 우여곡절이 있었을 어느 빌라 입구....




 



뻥튀기 아저씨


누(구)나 홀딱 반한 닭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말자.


속눈썹 하는 곳, 똥쌍피 노래방


먹자 집을 좌우로 한 어느 수공예품점




옛날 우리집 같은 어느 집 앞뜰







(Third Position 카페)


카페 입구, 옛날 벽돌 담에다 흰색을 칠하고 다양한 무용 포즈를 붙여 놓았습니다.

'제3의 포지션'이 발레 이외의 것과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호 'Third Position' 밑에 '잊혀진 것들의 이야기'라는 부연 설명이 있습니다.

쇄락한 건축물을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보존하면서 개축했다는 뜻이겠지요.







Third Position의 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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