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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과 민주주의
04/25/2018 14:04 댓글(2)   |  추천(17)


드루킹과 민주주의

 

현대인들은 자신의 고유한 가치관이나 행동방식의 부재 속에서 정보화 사회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지루한 삶에 매몰되어 있다. 권력과 자본주의가 교묘하게 만들어 낸 이미지와 유행을 쫒아가다가 정작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만다. 현대인들은 평형유지기(平衡維持機: Gyroscope)가 없는 비행기나 배와 같다고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은 주장했다.

 

또래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친구와 문자를 보내고 받는다. 타인이 무엇을 소비하고,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정치에는 어떠한 관점을 유지하는 지에 따라 자신의 행동방식을 결정한다. 직장동료, 매스컴 등 타자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들의 주장을 쉽게 수용하고 재 유포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는 타인이 추구하는 행복을 가감 없이 추구하며 살고 있다.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이 고도화되면서 인간의 행동양식은 내부지향형에서 외부지향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종전에는 전통이나 가정교육을 통해 학습된 도덕과 가치관을 중시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또래집단, 친구집단(Peer Group)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바삐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가정교육과 아버지의 역할은 실종된 반면, 아이들 자체도 교양이나 지성의 함양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대학은 기술자(Technician)만을 배출해 낸다. 젊은이들은 컴퓨터와 유행에는 귀신같지만 정치, 사회, 도덕, 철학 등에 대해서는 귀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름도 생소한 드루킹이라는 블로거와 그 조직이 매크로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댓글과 공감의 조작을 통해 지난 대선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한다. 일단 댓글여론이 조성되면 그것을 친구집단의 여론으로 간주하여 선거에서 여론이 조작된 후보를 찍었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에는 세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객관적인 여론의 형성을 방해하고 조작하는 행위이다. 둘째는 조작된 여론을 여과 없이 수용하는 형평유지기를 상실한 국민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사악한 것은 여론조작 사기꾼을 등에 업고 어떻게 하든 당선되고자 하는 정치인들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자유 투표를 할 수 있어 명목상 민주주의라 할 수 있겠으나, 그러한 민주주의 하에서 국가의 발전이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최근 한국의 정치와 관련하여 심한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분위기와 군중심리에 따라 태블릿의 임자가 결정되고, 촛불집회가 열리고, 여론조작 후보가 당선된 느낌이다. 오래전 위컴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인은 들쥐와 같아 한 마리가 어느 방향으로 뛰기 시작하면 나머지 쥐가 따라 뛰는 습성을 가졌다.’라고 했다. 혹시 우리는 정가의 낭인이며 사기꾼이었던 드루킹을 따라 한 방향으로 뛰었던 들쥐들은 아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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