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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시에라 트레일 백패킹(4일차)
08/11/2016 04:08 댓글(0)   |  추천(44)
 
 지난 사흘간 몸은 힘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던 하이시에라 백패킹은
네번째 날이 되어 곤욕을 치루게 된다.

  Junction Meadow에서 출발해 평탄한 내리막 길로 8마일(12.8km)을 걸어가니
흐르던 계곡은 Kern River로 변하고, 온천물이 강아지 오줌 줄기처럼 나오는
두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Kern Hot Spring을 만난다.

  점심을 먹은 후 Kern River에 들어가 물놀이를 겸해 땀에 찌든 몸을 씻는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이어서 많이 차갑다. 추위를 느낄 만큼...

 차가운 물에 얼었던 몸을 콘크리트 구덩이의 온천물에 앉아 덥혀준 후
발바닥 물집때문에 걸음이 느린 마눌님을 앞세워 소프트 엔지니어 정박사와 함께
Funston Meadow를 향해 일행보다 한걸음 먼저 출발한다.


  음악을 들으며 여유있게 걷다보니 목적지에 거의 온듯 한데 청명하던 하늘이 순식간에
먹구름으로 덮이며 번갯불이 번쩍하더니 고막이 터질듯 한 천둥소리와 함께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는 배낭을 풀어 비옷을 꺼내지도 못하게 하더니
순식간에 온몸을 적셔버린다.

 어제처럼 잠시 지나가는 비겠지? 했지만 빗방울은 멈추지 않고
엄지 손톱만한 우박을 섞어 내리 퍼붓는다.

모자를 썼는데도 우박이 머리를 강타하니 통증이 상당하다.

  된장헐... 마눌과 나는 나뭇가지 밑에서 꼼짝도 못한 채 하늘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만다.

  쏟아지는 비와 우박을 아랑곳 하지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엔지니어 정박사가
트레일 바로 밑의 계곡옆에 텐트를 칠만 한 평지가 있다며 그 곳에 자리를 잡는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준다.

 흠뻑 젖어버린 마눌을 살펴보니 입술은 파랗고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다.
이대로 두면 저체온증으로 큰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박사가 얘기한 평지에
부랴부랴 텐트를 치고 빗물이 흥건한 텐트 바닥을 수건으로 닦은 후 마눌에게 몸의 물기를 닦고
옷을 갈아입으라고 재촉한다.

  텐트안에 개스버너를 켜 마눌에게 온기를 더해주고 주변의 지형을 살펴보니
다행이 눈 녹은 물과 비로 인해 계곡이 범람했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짐승의 배설물도 있지만 곰의 것이 아닌 사슴의 배설물로 보이고....

 쏟아지던 비가 물러가면서 남쪽하늘은 환해져 오는데,
물에 빠진 생쥐마냥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
게다가 모든게 젖어버렸다. 텐트, 배낭, 옷가지도.. 신발도.. 
 
  조금 늦게 도착한 일행도 주변에 텐트를 치고 비에 젖은 나무를 주워와
어렵사리 불을 피워 젖은 옷가지를 말려보지만 흠뻑 젖어버린 옷은 쉽게 마르지 않는다.

 걱정이 앞선다.  마르지 않은 옷가지는 배낭의 무게를 15파운드쯤 더해줄텐데...
더군다나 내일은 경사가 매우 심한 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큰일이다.

마눌님도 감기에 걸리지 말아야 할텐데 저렇게 비를 몽땅 맞았으니
덜컥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Junction Meadow → Funston Meadow

텐트를 쳤던 Junction Meadow 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


외나무 다리도 건너고..   


구름이 몰려온다. 비구름이... 

트레일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야생화는 나를 반겨주고... 

먹구름은 몰려오고...


흐르는 계곡 물은 Kern River로 바뀌어 중가주 곡창지대의 젖줄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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