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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ex C. (alexander0925)

너는 너, 나는 나 일뿐이다.
03/26/2020 07:03 댓글(10)   |  추천(23)

현대 소나타를 몰고 가다가, 앞서 가는 차를보니 Mercedes- Benz 다.

순간 자신이 타고있는 소나타 차가 한없이 초라 하다는 느낌과 함께

앞서 가는 Mercedes-Benz 에 부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조그마한 콘도에 살고 있는 사람이 구역예배 참석차

같은 교인의 집을 방문했다.

그야말로 대 저택이다.  

넓직한 거실에는 값비싼 가구들과

그림으로 장식 되어있고, 게다가 그랜드 피아노 까지 떠억 하니

버티고 있다.  순간 주눅이 들어, 자신이 살고있는

코딱지 만한 콘도에 한없는 초라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런것들을 두고 소위 상대적 박탈감, 혹은 상대적 빈곤감 이라고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한 점이 있다.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이나 빈곤감을 느끼는 정도가 미국과 한국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미국 도로나 주차장에서 보이는 Mercedes-Benz 는 logo를 확인 하지 않는한

그냥 봐서는 고급 승용차인지 아닌지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서 보이는 고급 승용차는 금방 눈에 확 들어온다.


집도 마찬가지다. 미국에는 한국 부잣집 저택 저리가라 할 정도로

대 저택이 많다. 그야말로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라는 가사처럼, 그림속의 집이 아닌 푸른 초원 위의 고급 저택이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콘도나 아파트 라고 해서 상대적 박탈감/빈곤감을 느낄만큼

초라하게 느껴 지지도 않는다.


20년 전 쯤인가 기억된다.

내가 한번 서울을 방문 했을때, 고속 터미널 맞은편 주차장에 수도없이 많은

자동차가 주차 되어 있었는데, 유독 눈에 확 들어오는 차가 있었다.

가서 확인 해 보니, 당시 내가 타고 다니든 중고차 buick과 똑같은 차가

아닌가.


당시 Buick 이란 승용차는 미국에서 그저 그렇고 그런, 지금 한국의 소나타 보다도

못한 레벨의 자동차 였다. 


그런 자동차가 한국에서 나의 시선을 순간적으로 끌고 있었던 것이다. 

아하, 미국에서 보는 차와 한국에서 보는 차가, 같은 종류의 자동차 일지라도

이렇게 달라 보이는 구나 라는걸 느꼈다. 


따라서, 미국도로를 운전하면서 보이는 고급 승용차는 가까이 다가가서

로고를 확인 하지 않는한, 시선을 끌만큼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 때문에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한가지 예를 더 들어 볼까?

내가 미국에 정식으로 이민을 오기 1년전에, 현지 답사 차 워싱턴을 

방문 했을때, 오래전에 이민을 온 친구가 Mercedes-Benz 를 몰고

공항에 마중을 나왔다.  (당시 그는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살고 있었다.)


공항 주차장에 세워둔 Mercedes-Benz 를 보는순간

'아니 벤츠 차가 한국에서 보든것과는 다르게 별볼릴 없이 보이네' 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듯, 같은 차, 같은 집을 보드라도 한국과 미국에서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상대적 빈곤감이나 박탈감을 느끼는 정도도 한국과 미국은

차이가 날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한번도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대 저택에 살고있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면서 상대적 빈곤감을 느껴 본적이 없다. 

너는 너, 나는 나 라는 사고방식이

미국에 살면서 굳어진 탓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느껴지는 relative poverty 의 차이 때문일까.


10년 전 까지만 해도 나는 술 마시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한번도 비싼 양주를 마시고 싶어 Liquor Store 에 들어가서

고급 양주를 사고 싶어 기웃거린 적이 없다.


고급 양주를 마음대로 사 마실 경제적인 형편이 된다고 한들,

앞으로도 사지 않을것이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술은

소주와 막걸리, 그리고 맥주 정도다.  막걸리 소주 맥주는 항상 냉장고에

준비 되어있고 이것이면 More than enough 다. 


미국에서 살고있는 동포들중에 자신의 경제적인 형편이 좋지않아서

이리뛰고 저리 뛰어야 하는 경우는 있을 망정,

한국에서 처럼 상대적 박탈감이나 빈곤감을 느껴가며 주눅 든 

삶을 살아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만 해도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 


남을 의식하면서, 남의 눈치 보면서, 남과 비교하면서 살아야 하는

한국의 삶을 생각하면, 누가 나에게 천금을 준다해도 한국으로

다시 역이민 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상대적 빈곤감/ 박탈감은 자신의 성격과 사고방식을 고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고질적인 풍토가 만연 해 있다면

자신만의 사고방식을 고쳐본들, 오히려 '요상한 인간' 쯤으로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재미없는 미국 생활이지만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나, 너는 너 일뿐, 너로 인해 나의 삶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기 때문에....



玄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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